사용자를 생각하게 하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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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도서출판 ‘인사이트’의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서론

Steve Krug의 UX분야 스테디 셀러 “Don`t Make Me Think”은 1판이 출간된 2000년 이후 현재까지 아마존의 “사용자 경험&웹사이트 사용성” 카테고리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유명한 도서입니다.

평소에 관심은 있었지만 잘 알지 못했던 UX에 대한 기본적인 단서를 얻기 위해, 이 책을 예전부터 수소문 해왔지만 국내에선 2판을 마지막으로 절판 되었다는 소식만 들었습니다.

그런데 마침 제가 좋아하는 ‘인사이트’에서 본 도서의 3판을 번역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땐 너무 기뻤습니다. 인사이트의 번역서 선정을 보면 일부는 이름만 들어도 많이 팔릴 것 같은 책이 있지만, 구매율이 낮을 것 같은데도 IT에서 역사적으로 큰 가치가 있는 책들을 다수 번역해왔다는 점을 알고 있었습니다. 대표적인게 크리스토퍼 알렉산더의 “패턴 랭귀지”인데, 사실 이 책은 IT도서도 아니고 건축 도서입니다. 하지만 프로그래밍 분야 중 “디자인 패턴“이라는 분야를 여는데 지대한 영향을 준 책이죠.

본론

인사이트가 이번에 번역한 “사용자를 생각하게 하지마! (3판)” 역시 UX라는 용어 자체가 생소하던 시절부터 ‘상식적인’ 사용자 경험을 지키자고 주장한 Steve Krug의 고민이 담긴 책입니다.

책은 220p 정도로 실제로 받아보면 굉장히 얇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서문을 보면 책의 분량을 짧게한 것에 대한 이유가 쓰여져 있는데, 이 것 조차도 사용자 경험을 생각하여 저술한 저자의 배려가 엿보입니다. 물론 길게 할 말이 없어서 그랬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핵심적인 내용들이 굉장히 잘 정리되어 있고 다른 책에서 볼 수 있는 내용은 별도의 레퍼런스를 남겨 놓았기 때문에, 관심있는 세부분야를 취사 선택하여 따라간다면 이 책이 훌륭한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저자는 비행기에서 다 읽을 수 있는 수준으로 책을 쓰기 위해 가능한 짧게 썼다고 합니다. 여기엔 2가지 이유가 있는데,

  • 분량이 적으면 실제 활용할 가능성이 더 커진다.
    시간을 많이 들여야 하는 것이나, 시간이 많이 들 것처럼 보이는 것은 사용될 가능성이 작아진다.
  • 개인마다 유용한 정보는 다르기 때문에, 모든 것을 자세히 알아할 필요는 없다.

세상이 아무리 빠르게 변하고, 기술이 진보하더라도 사람의 본질은 빠르게 변하지 않습니다.

인간의 뇌 용량은 1년마다 바뀌는 게 아니다. 그러므로 인간 행동에 대한 연구에서 얻은 통찰은 시효가 길다. 20년 전에 사용자들이 어려워했던 부분은 오늘날 사용자도 어려워할 것이다.
Jacob Nielsen

위의 글귀처럼,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관통하는 밈(meme)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인간의 본질’에 맞추어져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2000년에 나온 책이 아직도 적용가능하기 때문에 꾸준히 읽히는 것입니다. 3판에서 추가된 내용은 모바일 챕터와 개선된 웹 UX에 대한 내용이고, 다른 기본적인 내용들은 크게 변경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저자는 3판의 개선에 대해서 ‘웹에서’이라는 글자를 ‘웹과 모바일에서’ 라고 찾아 바꾸기 한게 대부분이라는 농담을 하는데, 책 전체가 유머러스한 문체로 적혀있어서 정말 빠르게 읽히는 책입니다.

 

사용성이 뛰어나다는 것은?

평범한, 혹은 평균 이하의 능력과 경험을 가진 사람이 어떤 사물을 사용해서 무엇인가 하려고 할 때 사용법을 스스로 알아낼 수 있다. 단, 투입한 수고에 비해 얻은 가치가 더 커야 한다.

저자는 좋은 사용성에 대해 위와 같이 정의하고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단지 웹이 아니더라도 사용법을 스스로 알아내기 힘든 제품들은 너무나도 많습니다. 하지만 만질 수 있는 제품들은 대부분 사용설명서를 제공하는데 반해 (물론 읽히지 않습니다), 웹사이트는 별도의 설명을 제공하는 것이 어색할 뿐더러 사용에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잘못 만들어져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제가 개발자임에도 UX를 학습하려는 이유는, 완제품을 100% 이라고 봤을 때 마케터나 기획자가 지시한 것의 커버리지가 아무리 촘촘하더라도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이 50% 이하라는 것을 실무를 통해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은 그들을 못 믿어서가 아닙니다. 결과적으로 사용자에게 친숙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은 제품을 설계하는 개발자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인용글의 마지막 문구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투입한 수고에 비해 얻은 가치가 더 커야 한다”.
이것은 모든 분야에 대해 보편적인 내용입니다. 회사는 지출보다 수입이 많아야 한다. 홍보는 광고비보다 광고로 인한 유입이 더 커야한다…
사용자는 자신도 인지하지 못하는 찰나의 시간 동안 보고 있는 사이트에 더 노력을 들여야하는지 평가하고, 가치가 없다고 느껴지면 빠르게 이탈합니다. 가끔 몇 달 간 열심히 만든 서비스를 10초도 안되어 필요한 내용만 빠르게 훑어보고 종료하는 사용자의 모습을 보면 김빠질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스스로 다른 사이트에서 어떻게 하는지를 생각해보면 의외로 답은 쉽게 나옵니다.

책에서 거론되는 이야기들 중 깊은 인상을 준 문구들을 모아보았습니다.

  • 암묵적인 관례를 지키는 것이 창조적인 구성을 하는 것보다 중요하다.
    • Navigation이나 버튼의 문구, 로고의 위치 등.
    • 바퀴를 다시 발명하지 말라.
    • 이것은 개발에서도 흔히 발생하는 문제이다.
      간혹 소수의 프로젝트를 위한 ORM이나 프레임워크를 만들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다.
  • 사용자는 웹페이지를 읽는게 아니라 빠르게 훑어본다.
    • 긴 글보다 요약을 제공하는 느낌으로 제목과 불릿을 활용한다.
    • 불필요한 설명은 모두 제거하라
  • 사용자는 작동 방식에 관심이 없고, 한번 잘되면 계속 같은 것을 사용하려고 한다.
    • 일반 사용자에게 ‘브라우저’란 웹사이트를 보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검색엔진이다.
  • 더 중요한 것이 더 눈에 띄게 한다.
    • 메뉴 간 상하 관계를 명확하게 드러내야 한다.
    • 클릭할 수 있는 것을 명확하게 드러낸다.
    • 제목 아래보다 위에 여백을 더 많이 준다.
    • 어포던스를 감추지 말라. (플랫 디자인은 어포던스를 낮춘다.)
  • 로고 밑에 명확한 태그라인을 설정하라.
  • “평균 사용자”는 신화 속에서만 존재한다. 모든 사용자는 다르다.
    • 프로젝트 초기부터 진행하는 주기적인 사용성 평가만이 올바른 의사결정을 하게 할 수 있다.
    • 저자는 사용성 평가 방법과 유용한 대본을 책에 기재해 두었다.
  • 웹 접근성을 지켜라.
    • 비장애인에게 나쁜 사용성은 장애인에게도 나쁘다.
    • 그리고 쉬운 문제부터 해결 하라.

결론

UX에 관심이 있는 어떤 사람에게든 좋은 시작점이 될 수 있는 책입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3시간 정도 투자하면 마칠 수 있습니다. 본 책을 읽고나면 비단 웹 뿐만 아니라 보편적인 글쓰기와, 사람들의 기본적인 행동에 대한 인사이트도 함께 얻을 수 있습니다.
책 안에 추천 책들이 많이 언급되어 있으니 함께 읽으면 좋습니다.
아래에 해당 책들을 정리해 놓았습니다. 역서가 있으면 네이버 책 링크를 걸고, 없는 것은 아마존으로 걸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