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에서 오는 행복

증조할머니 기일이라 제사를 하러 큰 집에 갔다.

나와 같은 세대의 친척들이 다 커버려서 막내가 대학생인 집에
두 살 짜리 애기가 있다는게 얼마나 큰 행복감을 주는지 느꼈다.

딸이라 사교적인 특성 때문에 그런건진 모르겠지만 말을 엄청 빨리 배운다.
6개월 전엔 “엄마, 아빠”, “이거 뭐야?”만 하던 애가
지금은 “나는 두부를 좋아해!” 부터 간단한 외국어까지 구사하는걸 보고 놀랬다.

저 작은 머리에선 도대체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걸까?
그리고 세계를 어떻게 바라보고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감정을 느끼는 걸까?
아이는 언제나 행복한 표정이고 자기가 모르는 것에 대해 언제나 궁금증을 가지고 있다.
왜 사람은 성장하면서 에덴에서 점점 멀어질까?

한편 할아버지가 행복한 가정과 증손자를 지그시 바라보는 눈빛에서,
그 동안 지나온 당신의 삶을 관조하는 마음을 느꼈다.

사실 제사를 하러가면서 작은 교통사고가 났었다.
어떻게 막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니였다.
사고란 한 쪽이라도 부주의하면 피해자가 아무리 운전을 잘 했어도 일어나는 것.
받힌 순간 목이 꺾였는데 기분이 묘했다.
그 뒤로 사고가 무섭다는 생각보다는,
언제든지 내 의사와 무관한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나를 두렵게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었다.

“차는 무섭다, 애를 낳고 싶다.” 는 생각이 든 건 차치하더라도,
언제나 옳고 그름이 있고, 삶이 정해진대로 간다는 스스로의 세계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된 계기였다.
삶의 가치는 너무나 다양하고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방법도 많다. 그리고 그런 기회는 매일 오지 않는다.
행복할 수 있을 때 최고로 행복한 사람이 되고 싶다.